효율적 시장가설과 간략한 비판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서 다시금 간략하게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일전에 (효율적 시장가설과 기업분석)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무언가 헷갈리게 작성한 것 같아서 좀 더 간략하게 써보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효율적 시장가설은 넓은 의미로 사용되다 보니 그러한 일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나름 명확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의와 명제
효율적 시장 가설의 명제는 바로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다양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주식시장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투자하니 시장은 효율적이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주가는 가장 이상적인 균형점에 도달한 채로 가격을 형성하게 되는 데요. 이 균형점에서 가격이 형성되기에 분석가는 추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없습니다. 말이 좀 어렵죠? 이 '균형'이란 것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경제학적인 개념을 조금 알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완전 균형'의 개념은 이론에서 이상적으로 생각되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물건을 팔고자 하는 사람과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 무한하며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서 공급자와 수요자는 정보에 대해서 무차별하게 동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상호간의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교환가격이 성립됩니다. 이 지점이 '완전 균형점'입니다. 파래토 옵티멈. 즉,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행복하도록 효율적으로 분배된 최적의 분배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를 주식 시장에 대입한 개념이 효율적 시장 가설인 것입니다.
즉, 주식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완전 균형 가격'이라는 것입니다. 즉, 시장 가격자체가 가장 이상적인 균형가격이니 저평가 종목이니 고평가 종목이니 찾는 것은 무의미한 상황인 것이죠. 어렵게 분석해서 10만원에 매수할 값어치가 있다고 보았지만, 이미 주가는 10만원인 경우라는 것이죠. 말 그대로 효율적 시장가설은 분석가는 분석을 하나 마나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면 효율적일수록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경제학에서 완전 경쟁시장이라고 하는 완전균형에 가장 가까운 시장을 주식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긴 기간을 바라보았을 때 시장은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결국, 어느정도 기업의 내재가치라고 하는 펀더멘탈에 일정정도 수렴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죠. 허나, 단기에는…. 글쎼요..(이 부분은 사실 좀 헷갈리는 부분인데요. 학계에서는 시장이 단기에도 즉각즉각 효율적이라고 상정하는지가 좀 헷갈립니다. 저의 경우, 시장은 장기간 합리적인 가격 수준에서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호황 혹은 악재 그리고 기타의 사건들로 발생할때면 비효율성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비판할 점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서 비판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째, 꾸준히 저 PER, 와 저 PBR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일전의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PER, 저PBR주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과 효율적 시장 주의자들은 동현상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합ㄴ디. 실제 투자를 해본 입장으로서는 가치투자자의 입장을 들고 싶습니다.
둘 째, 시장의 정보가 모두 공개되어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생각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서 재무정보등 공개된 정보들은 과거에 비할 바 없이 접근하기 쉬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장에 재무제표만 보더라도 회계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서 그 해석력이 명확하게 차이가 납니다. 큰 사건들로만 보더라도 끊임없이 터지는 분식회계 사건은 과연 모든 투자와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는 가정에 의문이 듭니다. – 정보가 모두 공개적이라면, 분식회계 사건이 터진 기업에 대해서는 매수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셋 째, 시장의 값어치는 무형의 값어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이미 기대감까지 반영된 가격이 균형가격 이라고 한다면, 미래의 성장성에 대해서 모두가 동의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인데 거기에 더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 성장성에 대해서 판단할 때 으레 굉장히 기대하는 모습들이 자주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없었다면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거품의 발생과 붕괴현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무형의 값어치는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 기업이 가지는 고객의 충성도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추가적 이익 경쟁사와의 가지는 그 회사의 장점등은 공개된 정보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제공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정도 이며, 이는 철저히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상황에 대해서 아느냐 마느냐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넷 째, 공급자도 수요자도 무한하지 않습니다. 몇 개의 우량 거래기업의 경우에는 거의 무한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합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그러한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며, 이는 기존의 완전경쟁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전제 조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정리
효율적 시장가설은 이론상으로 굉장히 아름다운 주장입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완전경쟁시장이 현실에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죠. 허나, 복잡 다단한 이세상에서 무언가를 모델링하여서 단순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 생명들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합니다. 결국, 제가 보기에는 이론상에서 존재하는 '가설'정도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한 한 가지 다른 해석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추가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모델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이를 복사함으로써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저PER,저PBR주의 지속적인 성공과 더불어 모델에는 잡히지 않는 정성적인 분석은 누구나 따라할 수 없습니다.
로봇 어드바이저가 도입되고 또 지속적으로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과 비슷하거나 수수료로 인해 약간 낮은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주장들이 나온 것 같습니다. 축구선수의 자질을 슈팅 능력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듯이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률은 중요한 지표이지만, 전설적 펀드매니저였던 피터린치도 지속적으로 수익률의 등폭을 보여왔으며(시장의 자연스런 특성입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에 성공을 담보하지도 못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도대체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거나 맡기란 말이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기회가 닿을 때 '좋은 펀드매니저를 고르는 방법'이라는 글로써 한 번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