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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 도서 리뷰실/인문,사회 도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에 - 언론은 어떻게 한 인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by 마리우온 2017.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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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을 빗대어서 하는 말 중에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있다. 냄비처럼 어떤 일에 대해서 엄청나게 들 끓었다가도 이내 식어버리는 한국인의 특성을 비꼬듯이 이야기하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실제로 성격 급하다는 여느 나라들 만큼이나 한국은 여론형성이 쉽사리 되고 쉽게 커지고 쉽게 담론을 만들어 낸다. 그 중에서도 내가 관심있게 바라본 것은 흔히들 말하는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가 무엇무엇을 했다더라.'는 가벼운 이야기에 근거가 그렇게 명확하지도 않은 사진 몇 장이 만약 인터넷에 퍼지게 된다면, 한국 사람들은 그것을 확실하고 자명한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고 그 사람에 대해서 지탄하고 평가한다. 이 책은 그렇게 형성되는 언론이 한 인간을 어떻게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고 갈 수 있나에 대한 현실을 풍자한 소설이다.


★★★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한 여인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별다를 것 없이 주변에서도 인정할 만큼 성실하게 살아온 여인이었다. 하지만, 첫 번재 결혼에서 실패를 맛보고는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아 홀몸임에도 꾸준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는데, 한 남성이 그에게 접근한 것이다. 매혹적이던 그와 그녀는 밤을 지내고 아침에 그 남자는 떠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고 그녀는 상상도 못하는 일을 격게 되는데...그것은 그녀와 지냈던 그 남자가 유명한 살인자였던 것이다. 경찰이 들이닥치고 그녀는 경찰서에 연행되고 어리둥절한 그녀는 이제 살인자를 숨겨둔 여인으로 지목받아 경찰들의 수사를 받는다. 그 속에서 한 경찰은 그녀의 범행을 확실하다고 단정짓고서는 그녀를 범행자로 몰아간다. 그 속에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그녀는 자신의 결백을 계속해서 주장한다.

그러는 사이 여론은 그 살인자를 추적하다가 블룸을 의혹넘치는 살인자의 여인으로 보고 그것에 맞추어서 기사를 써내려 간다. 예전에 이혼했던 남편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그녀의 아픈 어머니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그녀와 가까운 지인을 찾아가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한 인터뷰는 각색되어서 사람들에게 퍼져나간다. '단지 조금 서운했을 뿐이다.'라는 이야기는 '항상 서운하게 하고 무언가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하나의 사실은 이야기가 보태어져 블룸의 인격체를 만들어 갔고, 성실하고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던 한 여인은 죄책감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양아치'가 되어있었다.

이야기는 흘러흘러 계속해서 블룸과 주변 사람들을 집요하게 괴롭히지만, 결국 범인은 자살로써 이야기가 끝이나고, 블룸은 경찰과 언론들의 의혹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허나, 진실이 드러났다고 한들, 주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진실은 이미, 사건이 종결되기 전에 만들어진 이미지의 블룸이 그 자체일뿐 전혀 변하지 않았다.

기자는 블룸이 그의 눈앞에 나타나자. 그녀에게 '섹스를 하자.'고 이야기한다. 그 소리에 블룸은 화가나서 기자의 가슴팍에 총을 쏘고 기자는 죽고 블룸은 자수를 하고 이야기는 끝이난다. 기자에게 있어서 블룸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그저 기사거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어떠한 공감도 하지 못했고, 그에게 있어서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 블룸은 하나의 유희거리인, 섹스상대에 불과한 것이었다.

★★★ 

놀랍도록,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블룸의 입장이 되어서 이야기를 읽어내려간다면, 정말 화가 나서나도 블룸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했겠지만, 또 경찰관의 입장이 되어서이 사건을 바라본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많은 거짓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적은 정보들이지만, 어느 정도단정 지을 수 있는 사건에서 경찰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아마 그 경찰관이었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또, 기자의 입장에서라면..? 기자가 이야기를 과장하고 잘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기자들이나 덕목처럼 지니고 있는 특징이 아닌가? 그렇담, 기자란 존재는 없어져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와 정보를 원하고 그것을 전달해주는 것이 기자이니까. 또, 자극을 원하는 대중에 입 맞추는 기자가 되었을 때, 그는 기자로써 자질을 입증받는(?) ,주목받는, 상황이 온다. 결국, 이런 상황속에서 내리는 답이라고 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과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끝이나야만 할 것 같다. 어느 언론이나 단편적인 정보들이 대중들을 언도하고 잘 못된 길을 가지 않게 시민들 스스로 깨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성숙한 사람들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만이 언론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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