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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무자비한 침팬지에서 선량한 시민이 되기까지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by 마리우온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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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 풍습(인간을 제물로 바치는)이 저절로 사라졌다.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원전 600년경에 폐지되었고, 그리스, 로마, 중국, 일본에서는 그로부터 몇 백 년 뒤에 폐지되었다. 국가가  문해 능력을 갖추며 성숙해지자, 왜인지는 몰라도 결국 사람들은 인간 제물을 포기했다. 한 가지 설명은 엘리트의 문해 능력, 역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이웃 사회와의 접촉이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이 피에 굶주린 신이라는 가설은 틀렸다고 판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녀를 화산에 던져도 병이 낫거나, 적에게 이기거나, 날씨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추론해 냈다. 또 다른 설명도 있다. 페인은 이쪽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좀 더 부유하고 예측 가능한 삶을 살게 되면서 숙명론이 좀먹었고, 타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두 이론 모두 가능성이있지만, 증명하기는 둘 다 어렵다. 인간 제물 폐지와 맞물렸던 과학적, 경제적 변화를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본문 중 -

무자비한 침팬지에서 선량한 시민이 되기까지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원래 타고나기를 폭력적인 호모사피엔스

인터넷에서 사냥에 성공한 오랑우탄을 사냥꾼들이 몰려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의 기준으로 보자면, 끔찍한 행동입니다. 살아있는 동물의 인간의 '유희'로 인증샷을 남기다니요. 지금의 우리는 이를 굉장히 비문명화된 행동이자 야만인들의 행동이라고 지탄합니다. 도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가 야만적이고 세상이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처럼 정말로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일까? 세상은 정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우리의 도덕적 가치들은 타락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야유해 마지 않는 폭력적인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런 종류의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이 책의 답변은 간단합니다. 원래 호모 사피엔스는 폭력적인 존재였다구요. 원래 타고나기를 호전적이고, 시비걸고 사소한 일에도 목숨걸기를 일삼은 존재였다고요. 심지어 밥먹다가도 싸움이 나서 상대방을 다치거나 죽이게 하기 일쑤였으니 말이죠. 과거 중세시대 치료법은 곪은 부분이 있다면, 그대로 절단하는 것 등이었으니 지금으로써는 여간 끔직하기 그지없습니다. 

점점 더 나아지는 세상. 감소하는 폭력. 그리고 문명, 문화

하지만, 우리가 폭력적으로 태어났다는 것에서 이 도서는 끝나지 않습니다. 무려 1,6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은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문명화될 수록 이런 폭력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치적으로 1인당 살인율, 강간율 등 극악 범죄율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범죄라고 생각지도 못 했던 것들을 이제는 범죄로 정하고 약자들을 보호하고 있지요. 

'사람은 왜 그렇게 폭력적일까?'는 질문을 한다면, 저도 사실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과거 조상들이 특정 지역에 나타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간에 위협에 될만한 모든 육식동물들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생존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생물들을 박멸시켰고, 우리의 생존에 유리한 동물들을 가축으로 만들고, 비참한 삶을 살게 만들었죠. 단지 우리에게 유용하다는 이유만으로요. 

이제는 이런 것들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면서, 인간은 점점 더 폭력이 적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류 사회의 어느순간부터 경제적인 득실만큼이나 타인에게 공감하고, 다른 생물에게 공감하고 또, 생명들에 감사하기 시작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것들을 보면, 이 책이 내려주는 정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지금 현재 충분히 좋은 시대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문명화 되면 될수록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이다. 라구요. 

강렬한 내용입니다. 내용이 너무나 길지만, 여유가 있으실 때, 한 번쯤 읽어보실 것도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즐거운 독서되세요 ~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 김명남역
출판 : 사이언스북스 2014.08.25
상세보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기억에 남는 문구들

1.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 풍습이 저절로 사라졌다.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원전 600년경에 폐지되었고, 그리스, 로마, 중국, 일본에서는 그로부터 몇 백 년 뒤에 폐지되었다. 국가가  문해 능력을 갖추며 성숙해지자, 왜인지는 몰라도 결국 사람들은 인간 제물을 포기했다. 한 가지 설명은 엘리트의 문해 능력, 역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이웃 사회와의 접촉이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이 피에 굶주린 신이라는 가설은 틀렸다고 판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녀를 화산에 던져도 병이 낫거나, 적에게 이기거나, 날씨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추론해 냈다. 또 다른 설명도 있다. 페인은 이쪽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좀 더 부유하고 예측 가능한 삶을 살게 되면서 숙명론이 좀먹었고, 타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두 이론 모두 가능성이있지만, 증명하기는 둘 다 어렵다. 인간 제물 폐지와 맞물렸던 과학적, 경제적 변화를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 사법 제도의 목표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원칙이다 (나중에 제러미 벤담이 이 표현을을 공리주의의 표어로 채택했다.). 그렇다면 처벌은 사람들이 스스로 입는 피해보다 더 큰 피해를 남에게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일 때만 타당하다. 따라서 기밀은 범죄가 주는 피해에 비례해야 한다. 무슨 신비로운 우주적 정의의 저울을 맛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절한 유인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이다. ˝사회에 끼치는 피해가 서로 다른 두 범죄에 대해서 동등한 처벌을 내린다면,사람들이 최대의 이득을 얻기 위해서 가급적 최대의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또한 냉철한 시각으로 사법적 정의를바라보면, 처벌의 가혹함보다 확실성과 신속성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재판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증거에 의존해야 한다는결론, 사형이 억제 정책으로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국가에게 허용된 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는 결론도 함께 나온다.
3. 감상적이지 않은 역사 기록과 통계 해석이 근대성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그것들은 평화로웠던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망상 중의 망상임을 보여 준다. 요즘 어린이 책들은 원주민의 삶을 낭만화하여 그리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들의 전쟁 사망률이 현대 세계 대전의 사망률보다 높았음을 안다. 중세 유럽을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정교하게 세공된 고문 도구들을 간과하고, 살해 위험이 오늘날의 30배였다는 사실에 무지하다. 많은 사람이 향수를 느끼는 그 시절에 간통자의 무고한 아내는 코가 잘렸고, 일곱 살 소녀는 속치마를 훔쳤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당했고, 죄수의 가족은 족쇄를 느슨하게 해 주는대가로 돈을 냈고, 마녀는 톱으로 몸이 반으로 갈렸고, 선원은 곤죽이되도록 채찍질을 당했다. 노예, 전쟁, 고문을 나쁘게 보는 우리의 도덕적상식은 옛날 사람들에게 달콤한 감상주의로 보였을 것이다. 보편 인권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역사에 집단 살해와 전쟁 범죄의 기록이 부족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그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의 두 세계 대전과 많은 집단 살해로부터 70년쯤 흐른 현재에 돌아보면, 그것은 더 끔찍한 격변의 등장을 알리는 조짐도 아니었고 세계가 적응해야 할 새로운 표준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국지적 최고점이었고, 이후에는 조금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줄곧 내리막이었다. 그런 사건을 낳았던 이데올로기들이 현대성에 침투하여 영원히남는 일도 없었다. 그런 이데올로기들은 과거의 유물이 되살아난 것뿐이었고, 결국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4. 소설이라는 장르, 특히 서간체 소설이 감정 이입 확산에 결정적이었든 아니든, 독서의 폭발적 성장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는 습관을 갖게 만듦으로써 인도주의 혁명에 기여했을 것이다. 그리고 독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도 기여했을지 모른다. 도덕적 가치와 사회 질서에 대한 새로운 발상들이 자랄 온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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