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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 도서 리뷰실/교양,기타 도서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서평

by 마리우온 2017.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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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이자 초대 외무부 장관을 지내셨던 장택상님(?)의 셋재 딸로 태어나신 장병혜 선생님의 수필집이다. 우선, 이 책의 리뷰에 앞서서 정말 근현대사 인물들에 대해서는 뭐라뭐라고 말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을 먼저 들고 싶다. 부대에서 감명깊게 읽었던 백선엽 장군 조차도 사실은 간도 특설대의 무장대원이었던 악질 친일파였던 것을 안 것이 충격이었듯이, 근현대사 인물들은 이견이 너무 갈려서 함부로 이야기 하기 어렵다. 다만, 장택상 선생님이 독립운동을 지원하셨던 것은 사실이며, 후에 조국이 독립된 이후에 친일 경찰들을 그대로 채용하는 과오(?)혹은 시대적 상황상 어쩔 수 없는 등용(?)을 한 것만은 사실인 듯 싶다.


책의 내용은 수필집 답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책을 관통하는 주제또한 간명하다. 자력으로 일어날 것. 즉, 자기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본인이 보여주었던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다.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며, 읽고나면, 뭐 자기계발서들과 비스무리하게, 그동안 너무 나태하고 세상에 순응하면서 살아오지만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인 '장병혜 선생'은 미국 유학생 시절 돈이 부족하여 이곳 저곳 아르바이트를 전정긍긍하면서 학비까지 고스란히 자기스스로 내고 학교생활을 마쳤다고 한다. 스스로 자력을 강조했듯이, 자력으로 일어선 것이다.


요즈음 '헬리콥터 맘'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사사건건 아이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멤돌면서 아이에게 혹여나 나쁜일이 생길까 감시하는 극성맞은 어머니를 빚대는 말이라고 한다. 자식을 오죽 사랑하면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만은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사회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1년 365일 내내 아이곁에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며, 그렇다고 한들 언젠가 부모는 자식곁을 먼저 떠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모든 결정을 부모가 내려주는 대로 살아오던 아이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그는 과연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세상을 깨닫게 되었을때, 본인은 지워지고 부모의 욕심대로 꼭두각시처럼 살아왓다고 느끼진 않을까?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중 하나는 부모에 대한 효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느 책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마지막 단계는 바로 '부모를 용서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 스스로 세상을 해쳐나가려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이미 스스로 살아가기 전에 자신의 삶의 상당부분을 부모에게 훈련받고 물려받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고, 좀 억울했다. 아버지나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나쁜 모습을 나는 빠짐없이 닮았고, 어릴적의 잘못되었던 교육관으로 인해서 나는 손해를 보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기를 '효'라는 것은 자신의 부모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자신이 내려져온 뿌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효라고 말이다. 그래. 좋던 싫던 나는 부모의 뿌리르 받았고 그것이 나의 시작이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효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부모에 대한 원망이 눈 녹듯이 녹았다. 따지고 보면 나의 부모가 부모들 중에 최고가 아니듯이, 나도 자식들 중에 최고는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부모가 나은 자식이 '나'이듯이 나를 있게한 것도 다른 부모가 아닌 '나의 부모'였다.


세번째로 기억에 남는 사실은 인생에 진리에 관한 통찰이었다. 무엇이 진리일까? 내가 선택하는 것이 옳을까?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를적에는 그런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엔 '답'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그것을 추구하고 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철이 조금은 든 지금의 나이에 깨달은 바는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무엇을 했더라면'라는 식의 가정은 유효하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됬다고 한들, 결과가 내가 예상한 대로 상상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인생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진솔하게 진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은 짧지 않은 인생을 자신의 힘이라는 '자력'의 힘을 믿고 한 세상을 살아온 교육자의 수필집이다. 매일매일 방법론만을 제시하는 지루한 자기계발서에 지친 당신이라면 한 번쯤 권해보고 싶다. 각 자의 인간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임금은 임금의 길이, 무사는 무사의 길이 있다고 한 것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진 길이 있으며, 그 길을 성실히 쫓으면 그 뿐. 어느 길이 낫다고 말할 수 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되는 점이 있다면, 결국 인간은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삶이 시작된다는 것이라고 할까.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결과를 얻던간에, 결국 모든 책임은 본인의 선택에서 오는 것이다. 환경도,상황도 부모도. 넘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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